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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최형준 작성일 : 2009-08-28 오후 12:07:32 조회 : 4165
[9250] 소통막는 ‘한글 파괴’ 네티즌 자정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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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내용은 경향닷컴 기사를 가져온 것입니다.

ㆍ해괴한 줄임말·조어 경각심
ㆍ“맞춤법 틀렸다” 댓글지적도

회사원 전모씨(36)는 최근 자주 가는 인터넷 커뮤니티에 글을 썼다가 망신을 당했다. 전씨가 ‘며칠’을 ‘몇일’이라고 잘못 표기한 것을 지적하는 댓글이 금세 수십개나 달렸기 때문이다.

“맞춤법이 개정돼 1988년부터 표기가 바뀌었다”는 친절한 설명부터 “기본이 안 됐다”는 핀잔도 섞였다. 전씨는 “지난번에는 띄어쓰기를 틀렸다가 혼이 났다”며 “맞춤법을 꼬집는 댓글이 너무 많아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한글 파괴의 온상으로 지목돼 온 인터넷에 ‘자정 바람’이 일고 있다. 잘못된 표기나 해괴한 줄임말, 제멋대로 어미를 변형한 것 등 잘못된 한글 쓰기를 지적하고 바른 글 쓰기를 권하는 움직임이다. 세대간 흐름과 소통을 막는 ‘변종 맞춤법’에 대한 경각심이 사이버공간에서 자발적으로 일고 있는 것이다.

회사원 김모씨(26·여)는 “틀린 곳은 꼭 고쳐줘야 직성이 풀린다”는 자칭 ‘맞춤법 파파라치’이다. 김씨가 빈번하게 지적하는 표기는 ‘어의없다’(‘어이없다’의 잘못) ‘명예회손’(명예훼손) ‘문안하다’(무난하다) ‘이것보다 저것이 낳다’(낫다) ‘하면 안되’(안돼) ‘역활’(역할) 등 셀 수 없을 정도로 많다.

최근에는 ‘솔까말’(솔직히 까놓고 말해)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 ‘음쓰’(음식물쓰레기) 등 무분별한 줄임말을 꼬집는 움직임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뻐까충’(버스카드 충전) ‘안여돼’(안경여드름돼지·추남을 뜻함) ‘정ㅋ벅ㅋ’(정복) 같은 정체불명의 이른바 인터넷 조어들도 대상이다.

대기업 회사원 하모씨(31·여)는 “글을 읽다 잘못된 표현이나 도저히 알 수 없는 줄임말을 보면 화가 날 때가 있다”며 “정말 모르거나 무의식 중에 잘못 쓰는 경우도 많은 것 같아 꼭 지적하고 넘어간다”고 말했다.

맞춤법 웹 검사기 사용자도 늘고 있다. 부산대와 나라인포테크가 함께 개발한 웹 맞춤법 검사기의 사용자 수는 올 1월 107만8000명에서 7월에는 202만6000명으로 배 가까이 늘었다. 8월에도 26일까지 166만3000여명이 사용했다.

대학생 박모씨(27)는 “익명으로 쓴 글도 맞춤법이 틀리면 창피 당하기 일쑤”라며 “헷갈리는 단어는 꼭 포털 사전이나 맞춤법 검사기에서 찾아본다”고 말했다.

양윤 이화여대 심리학과 교수는 “온라인에서 악플 등 공격적 언어 형태는 여전하지만 최소한 문법 등을 지키는 초기 자정운동이 일어나는 것”이라며 “성숙의 과정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점차 의사소통이 어려운 수준으로까지 치닫다보니 다시 표준으로 회귀하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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